이제 정말 본문입니다.

독백체로 써도 당황하지 마시고 내용만 봐주시길. ^^

 

---------------------------

 

1. 영어지옥, 대한민국 영어의 지독한 현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그런 환경에서 내가 우연하게도 영어를 좋아했었다는것 자체가 같이 학교생활을 시작한 수많은 친구들보다 분명 혜택을 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언제 어디에서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내 실력이나 방법론이 절대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창시절, 당시 8학군이 아닌 서울 상계동 구석의 평범한 학교에서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공부실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름 제일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있던 종목이 영어였다.

 

하루종일 영어만 공부했던 날이 셀 수 없을 정도였고 다행히도 해가 거듭될 수록 나에게 영어를 물어보는 친구들이 늘어갔었다. 주변에서 나같은 친구들 한 두명씩은 꼭 봤을 것이다.

 

‘영어에 미친놈’

(지금은 절판 됐지만 내가 많은 영감을 받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런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개국 6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지금까지의 공교육, 사교육 환경 안에서는 영어를 절대 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무조건적인 희망이나 절망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대다수의 여러분과 비슷한 환경에서 영어를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었던 막연한 영어열등감과 영어압박감을 벗어버린 체험담과 방법론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존재이유이다.

 

영어 때문에 이것 저것 다 해봐도 별다른 실력 향상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 중 단 한 명에게라도 그 해방감을 준다면 다행이겠다. 물론 영어를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부터 본다면 적어도 몇 년 동안의 시간 절약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 대한민국의 미친 영어환경


참 이상하기도 하다.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는데 미국말, 영국말을 공부해야 한다니. 한국말 잘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글로비쉬(Globish: Global English)라는 이유로도 충분히 납득이 안간다. 사람들이 있는 곳 어디에든,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 있다.

 

“그런데 걔 영어는 잘해.”
“하~ 영어공부 해야 되는데.”

 

영어가 뭔지. 사실 영어를 못해도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앞으로 인터넷번역 시스템이 더 정교해지면 더 안해도 될 것도 같다. 요즘은 엄마 뱃 속 부터 시작한다니 영어를 처음 접하는 시기가 정말 빨라지긴 했다. 내가 알파벳을 제대로 다 외운 시기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이었으니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그렇게 어릴 때 부터 우리는 영어를 배운다. 영어유치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국제학교가 외국어고등학교를 뛰어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된지 오래다.

 

그 결과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아직 20년이 채 안됐는데도 학생들의 실력이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영어로 뭔가 계속 내뱉고 있고, 어머니는 옆에서 가만히 듣는 장면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되었다. 지금은 폐지되어 안타까운 일이지만 초등학교 교실에 영어 전담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이 같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몇 년간은 정말 바람직한 영어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고 좋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방과 후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2~3학년 부터 문법강의가 시작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몇 년 전 부터 초등학교 때 회화위주로 공부하다가 중학교 부터 문법의 벽에 부딪혀 수많은 학생들이 좌절을 한다고 한다. 귀여운 우리의 아들, 딸, 조카들이 초등학교 때 까지는 모두 영어를 잘한다고 착각 속에서 살다가 인생 최초로 극심하고 막대한 충격에 휩싸이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육방식은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가해졌지만 중고등학교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20년 이전의 모습, 아니 어쩌면 60년 전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거기부터 지옥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도 60년이 넘게 반복되는 지옥. 영어가 더 이상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험을 위한 여러과목 중 하나로 전락하는 순간인 것이다. 좋은 것을 나쁘게 만들긴 쉽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까?

 

다시 말해, 영어는 시험과목의 하나인 것이고 공교육은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줄세우기 위해서만 역할을 하는 것 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단어 많이 외우고, 외계어같은 문법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연히 중간, 기말고사, 최종적으로 수능영어를 잘 봐야 한다.

 

어느 나라이든 입시라는 것이 있고 줄세우기는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필요하기는 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더 자세히 말하기로 하고, 여기까지는 대학입시라는 틀에서 이해를 할 수는 있다고 치자.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이 대학진학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학 하자마자 토익학원에 등록한다. 소위 스펙을 만들기 위함이다. “영어 = 토익”이라는 상관관계가, 실용 또는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대학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작 회사에서는 특정 부서를 제외하고는 입사시 영어점수에 큰 가중치가 없다. 입사 커트점수만 넘으면 영어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는다. 지원자 입장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예뻐보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토익 만점 또는 900점 이상을 만들려고 한다.

 

스펙 만들기용 시험영어는 패턴에 익숙해 지면 점수가 나온다. 하지만 영어는 산넘어 산이다. 몇 년 뒤 언젠가 또 영어회화를 한답시고 어학원에 다니게 된다. 몇 년을 해봐도 실력은 제자리다.

 

[사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얘기. 영어에 목매이지 마라. 요즘 말로 "one of them" 중의 하나이다. (출처: EBS 다큐, 한국인과 영어)
 

그런데 막상 입사를 하면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다. 해외영업 부서처럼 영어를 업무상 많이 쓰는 곳이 아닌 그 외의 부서에서는 영어로 된 글을 읽는 것만 해도 영어를 많이 접한다고 봐야 할 정도이다. 현실이 그러한데 회사에서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실성을 판단요소로서 영어를 포함시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1980-90년대에 국내 대기업이 지원자들에게 토익시험을 요구함으로서 그 전까지는 그나마 영어회화, 듣기 등의 강의와 교재들이 많았던 국내영어판에 영어는 토익이라는 개념이 퍼지게 되었다. 기업으로서는 편한 시스템이다.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힘들고 외부기관을 통해 받은 점수만 제출하게 해서 줄세우면 그만인 것이다.

 


[언론자료] 회사에서 토익점수 요구. 주객전도의 대표적인 예.

 

서점을 자주 가는 편인데 언제나 어김 없이 영어 책 코너를 거쳐간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예외 없이 영어 시험 준비서가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영어코너에 토익책이 있어야 정답인 것이다.

 

[사진]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 영어 = 시험? 이게 제대로 된 일인가.

 

요즘은 어렸을 때 부터 외국에 오래 살다온 학생들이 많이 섞여 있어서,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때 부터 영어회화의 필요성을 느끼기에는 시험의 압박감이 너무 심하고, 당장 시험 점수를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도 실전영어를 연습하기는 불가능하다.

 

이후 대학, 회사, 해외여행 등의 긴 시간을 지나면서 뒤늦게 회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 시점이 빠르면 20대 중반, 늦으면 30대가 넘어간다. 영어라고 하면 “문장5형식”, “관계대명사” 같은 말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어느 세월에 회화를 한단 말인가. 늦었지만 전화영어, 어학원, 원어민 회화, 각종 스터디 등을 찾아다니면서 회화"력(力)"을 늘리려고 애를 써본다. 나이 다 들어서 새롭게 뭔가를 배운다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어학은 더 그런 영역이고 어학 중에서도 완전히 사고방식이 다른 영어는 더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중국어 회화 열풍까지 불어서 머리는 더 복잡하기만 하다.

 

방송을 보면 아이돌 스타들이, 놀기도 잘 하는데 또 영어도 유창하게 한다. 매력적인 이미지는 기본이다.

 

"나는 뭐지?"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열등감의 연속이다.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뭘하고 살았단 말인가. 저 친구는 어려도 다 잘하는데.

 

하지만 막연하게 열등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 친구들은 외국에서 오래 살았으니까 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정리해보자.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60년 넘게 영어를 한 것이 아니라 영어시험 기술공부를 해온 것이다. 대부분의 영어교재들은 결국 시험에 나온 문법문제, 일본식 문법으로 수학공식처럼 맞추는 문제, 키워드만 보고 맞추는 독해문제에 관한 것이다.

 

이제는 식상한 말이 되어버린 “10년 영어공부 소용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평생 수능을 위한 문법공부, 대학 진학해서 토익 준비할 때 또 문법공부, 나중에 영어회화를 하려고 해도 결국 또 문법공부이다. 기간으로만 치면 전국민들에게 영문학 박사학위를 줘야 할 정도이다. 이런 곳에서는 외국인들과 편하게 농담하고, 영어로 인생을 즐기는 것은 남 얘기이다. 뒤늦게 영어회화 공부를 해봐도 달라지는 게 없다.

 

지금의 상황은 20여년 전 내가 중고등학교 때 부터 경험해 오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다. 사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여전히 극소수이고 영어를 잘하기는 무척 힘들다.

 

하지만 내가 항상 믿는 것이 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자.

Posted by 제이슨팍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