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지옥_(2) 꼭 영어를 해야돼?

 

 

이제 어지간히 글로벌코리아가 된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영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디를 다니든 영어 간판이 우리를 둘러 싸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영어의 일부라도 사용하는 경우는 대체로 아래와 같다.

 

1) 대입시험
2) 취업스펙, 면접대비
3) 해외여행
4) 업무상 사용 (극히 제한된 경우)


업무상 영어를 많이 쓰는가?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로 쓸 일도 없는 언어에 이렇게 온국민이 평생에 걸쳐 강박관념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미친 현상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영어에 대해 우리같은 의존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기업체는 물론이고 국민 전반적으로 영어를 쓸 일이 있는 사람만 잘쓰면 된다는 생각이고 그 외에는 영어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물론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게 정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더 밀접한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영어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기에는 한-미-일 3국 동맹관계의 긴밀함이 사실 우리가 스스로 미국과 제1동맹국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도 우리만큼,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미국과 동맹관계가 견고하다. 그럼에도 무엇때문인지 우리는 영어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선천적인 주변국 눈치보기 습성 때문인가.

 

[도표] 한국의 미국 짝사랑 (한-미-일 동맹관계 정도): 한국인, 미국인, 일본인들에게 각각 다른 2 나라에 대해서 중요한 정도를 물어본 것임. 미국은 일본은 52의 중요성을 두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에 반해, 한국에 대해서는 41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오히려 미일 관계가 한미 관계보다 더 돈독한데 유독 우리나라만 미국, 영어 사대주의가 만연해 있다. 

 

[사진캡쳐] 일본인처럼 당당해지자. 정치적으로는 문제 있지만, 이런 자세는 정말 배워야 하지 않겠나. 영어 따위가 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말을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아~~ (앞의 한숨 소리는 꼭 넣어줘야 한다),
영어공부 해야 하는데.”

 

학생들 말이라면 당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위의 말은, 백발의 아버님들이 하는 얘기를 실제로 들은 것이다.

 

글로벌 언어이니까 잘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정 미련이 남으면 아주 기본 단계만 다져놓고, 오히려 본인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더 갈고 닦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또한 흔히 영어를 자기개발의 항목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종목이 왜 자기개발 꺼리가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업무 목적이라면 맞는 말이겠지만, 기본소양 목적이라면 자기개발이라기 보다는 취미활동이라고 해야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어설픈 자기개발은 그만 두는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좋을듯.

 

[그래프] 당신이 진짜 영어를 잘해야하나? 괜히 남들 따라하지 말고 진짜 "나"로 살길 바람. 한국인 입장으로 생각해보니까 학교 다닐 때랑, 취업 때 더 잘보여야 하는 경우 빼고는 별로 쓸 일이 없더라.

 

아마 우리들 대부분은, 영어라고 하면 마음은 불편하고 언젠가 해야지 하면서 살짝 펼쳤다가 다시 덮는 것만 반복하는 꼴일 것이다. 작심삼일을 3일마다 반복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사실 그건 절실하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든 정말 필요한 때가 되었을 때 바짝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의 기본은 하고싶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팁을 주자면, 단어장 하나만 사서 열심히보라는 것이다. (단, 진~짜 기본. 예를 들면, 동남아 여행 갔을 때 물건 사고, 좋다 싫다 정도의 말만 할 정도)

 

영어는 운동과 공통점이 많은데, 어떤 운동이든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체력이 받춰줘야 효과가 극대화 된다. 영어에서는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이 기본 체력이 된다. 영어의 틀이 잡히지 않고, 영어가 어려운 사람들은 거창하게 스피킹을 잘하려고 처음부터 애쓸 필요가 없다. 사실 단어만 많이 알아도 기초적인 수준에서의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법이나 패턴영어 등이 모두 소용 없을 정도이다.


복잡하게 영어를 익힐 필요가 없고 쓸 일도 별로 없다면 당장 단어 3,000개만 외우자. 기본 동사와 명사만 조금 알면 얼마든지 쉬운 말은 만들어 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영어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면서 살게 된다. 누구나 자기 자식들을 잘 키우고싶은 부모님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특별히 외국 경험이 없는 한 부모들 스스로도 대부분 영어에 대해 효과적인 커리큘럼이나 철학을 가지기 힘들다.


막연하게나마 아이들이 뒤쳐지지 않게 대학 학비보다 비싼 수업료를 들여가며 영어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낸다. 아이들이 영어로 한두마디 내뱉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한다. 이것 마저도 중학교 과정부터 60년째 고정된 교육체계 때문에 그런 뿌듯함은 지속되기 힘들다.


형편이 넉넉하면 바로 영어권으로 유학을 보내겠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의 가진자들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잠깐 몇 년 동안만이라도 부모들이 넘지 못한 언어장벽에 대한 욕구를 아이들에게 투사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도대체 누가 영어를 잘한다는 말인가.

Posted by 제이슨팍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