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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10 1. 영어지옥_(3) 도대체 누가 영어를 잘하는거야?

1. 영어지옥_(3) 도대체 누가 영어를 잘하는거야?

 

 

20여년 전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전교 500명 중에서 외국에 다녀온 학생이 한 명 밖에 없었다.

학군에 따라 달랐겠지만

대체로 그 당시에는 비슷한 비율이었을 것이다.

 

1989년 부터 해외여행의 전면적 자유화가 시행되었다.

(군 현역병 등 소수의 '해외여행 제한자' 제외)

이후 해를 거듭할 수록 해외경험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90년대 중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닌 입장으로는

당시 트렌드에 다소 뒤쳐지는 지역이었나보다.

 

대학에서는 워낙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서 그런지

외국 경험자의 비율이 더 높긴 했다.

요즘은 흔해진 어학연수도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 되었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간단하게 TV만 켜도

영어가 유창한 아이돌 스타들, 연예인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어쩜 그렇게도 영어를 잘하는 것일까.

 

자칫 나만 못나게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자학에 빠지기 쉽다.

결론적으로 여러분도 그와 비슷하게 될 수 있다.

물론 막연한 희망고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너무 위축되지 말지어다.

 

다만 영어를 잘하기 힘들지만 영어를 잘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속한 대다수의 우리들이

영어열등감, 영어장애감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환경의 기준 하에서는)

비정상적으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가 있으면 정면으로 파헤쳐서 어떤 성질의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정체를 정면으로 파헤쳐보자.

 

미리 말하지만, 막연하게 열등감에 빠져서 감정손실을 겪지 말라는 말이다.

내 경우에는 대학시절, 군시절 초반에 혼자만의 억울함에 빠질 때가 많았다.

 

나름 한국에서 영어를 열심히 했는데도

도저히 뛰어넘을 수가 없는 영어실력자들이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김없이 외국경험자들이었다.

 

그러니 주변에 영어 발음이 범상치 않거나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 거침없는 사람들이 보이면

간단하게, 외국에서 살다 왔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우리가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헤치우면

적어도 3년 정도 유학 다녀온 실력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막연하게 힘들어 하지도 말고 막연하게 동경하지도 말자.

국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영어실력자들을 관찰한 결과,

대체로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해외유학파, 교포: 초중고 사이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외국에서 살다온 부류. 우리 국내파의 실력과 지나치게 비교하지 않길 바란다. 이들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같은 일반 서민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학파들은 대개 가정 경제력이 좋은 경우가 많다. 일반 가정과 재력가 집안 사이에 잉글리시디바이드(English Divide)*가 존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외국생활 초반에는 분명히 영어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고 방황을 한 경험들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고생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어 의사소통에 전혀 거리낌이 없고 한국말 또한 유창하게 잘하기 때문에 어문계열, 통번역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화에 발맞춰 어학원 강사나 연예인 중에 이와 같은 부류가 많다.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는 덕분에 우리 눈에는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게 됐나 하는 착각을 하게 한다.

교포의 경우는 외국으로 이민을 갔거나 외국에서 태어난 경우. 해외유학파에 비하면 완전히 외국인이라고 봐야 함. “조금”을 “초큼”이라고 하면 교포, “쪼금”이나 제대로 발음을 낼 수 있으면 해외유학파. 결론적으로, 그들은 영어를 당연히 잘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업은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사람들을 넘고 싶었다. 영어를 한참 수련할 때 이 부류 또는 원어민들을 따귀 때릴 정도로 잘해보자라는 욕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안쓴지 15년이 넘어서... 조금 다져놓은 실력 마저도 이미 녹슬었다. ㅠ

 

* 잉글리시디바이드(English Divide): 글로벌하게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들 간에 지식 접근성, 축적 등에 차이가 생기고 나아가 사회, 경제적인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수준에 따라 이와 같은 분열(divide)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 양극화가 갈 수록 심화된다는 점이다. 국민 모두가 자녀들을 영어권으로 유학 보내지 않는 이상, 미국, 유럽권 외국인 근로자들의 비율이 높아질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더 올라가야 양극화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특수교육: 부모들의 강력한 지원으로 어린 시절부터 국제학교, 1:1 원어민 과외, 또는 주변의 외국인과 빈번한 교류를 한 경우. 겉으로는 국내파이지만 영어학습 환경은 해외유학파와 같다고 봐야 한다. 요즘 젊은 부모들 중에 아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커리큘럼으로 차곡차곡 밟아 나가면서 영어실력자로 키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역시 강력한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고, 학생 자발적으로 커리큘럼을 짜서 실력자가 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다.

 

비슷한 예로, 국내파이지만 외국에 살다오지는 않았고 대신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와서 잘하게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이 쉬워서 해외여행이지, 일반 서민들은 평생 몇 번이나 다녀올 수 있을까. 그것도 어린 시절에 장기적으로 빈번하게 말이다. 어느 부류를 살펴보든지 경제력과 결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빌게이츠의 명언,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익숙해져야 한다.”

 
 

 

[그림] 영어 잘하려면 간단하다. 돈만 있으면 된다.

 

통번역학과 출신: 출신성분은 천차만별이다. 통번역과 출신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이 부류 안에서도 국내파와 해외파가 나뉘고 그들 사이에도 위화감이라는게 존재한다고 한다. 국내파 출신의 경우에도 커리큘럼상 워낙 아웃풋(output) 영어가 많아서 영어가 많이 익숙해져 있다. 아래의 영어매니아와 더불어 우리가 가까이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그나마 현실적인 영어실력자들이다.

 

개인적인 바램은, 국내 대학 영문학과들이 통번역학과의 커리큘럼을 많이 적용했으면 하는 것이다. 영문학도 엄연히 문학의 일부이므로 실전적인 회화를 잘하기 보다는, 말 그대로 보다 더 문학 자체에 집중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문과라고 하면 일단은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실제로도 중고등학교 영어교육의 대부분을 영문과 출신들이 많이 담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법에만 치우치지 않고 실전성에도 균형을 맞춘다면 대한민국 전반적으로 영어실력이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영문학과 출신: 위에서 언급했지만, 실전성의 입장에서 제일 안타까운 부류이다. 문법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배울 것이 많겠다. 이 분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으니, 자세한 내용은 다음 섹션에서 더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영어매니아: 영어에 대해서 가장 본받아야 할 부류. 그냥 영어가 좋아서 많이 하다보니 잘하게 된 경우. 학창시절 각 반마다 적어도 1명 씩은 꼭 있다. 항상 영어책이나 팝송을 붙잡고 사는 사람들. 기호의 문제이기 때문에 영어를 우연하게라도 좋아하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이 부류가 되기는 힘들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여기에서 즐기는 영어와 시험영어가 나뉘게 된다. 이들에게는 영어가 취미의 대상이다. 하지만 간혹 영어에 대해 자기만의 해석과 방법론에 빠져서 본인 스스로는 영어에 미쳐서 지냈고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지냈지만, 나중에 큰 물에 나와서 다양한 실력파들을 경험해 보고나서 수련 방향을 수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 이 경우에 좌절과 방황이 시작된다. 역시 영어는 어렵다.)

 

영어를 이루는 여러 축 중에 한가지에만 집중, 즉 문법이나 단어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고 실전성이 결여된 경우도 많이 생긴다. 부끄럽게도 내가 중고등학교 때 이 부류에 속했었고 이후에도 많은 방황을 했다. 그래도 영어에 깊이 몰입한 경험이 있는 부류로서 실력자로 거듭나기 가장 좋은 부류라고 볼 수도 있다.


카투사 출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어실력자 중에 카투사 출신들이 종종 있다. 한국식 영어만 접한 것에 비해 보다 더 다양한 영어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카투사 출신이라고 무조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 사교성, 적극성, 업무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영어를 거의 한마디도 안하고 제대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파 카투사 출신자인데 영어를 잘한다면 각별한 노력을 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해외유학파와의 차이점이라면,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들어서(20대 초중반) 실전영어를 시작하게 되는 점, 영어를 쓰는 기간이 1년 반~2년으로 비교적 짧다는 점이다. 이 부류에도 해외유학파나 교포들이 지원을 많이 하는 추세이므로 국내파로서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직 군입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왠만한 어학연수보다 시간도 아끼고 부수적으로 얻어가는 것이 많으니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 보기 바란다.

 

* 카투사 (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 미군부대에 배속된 한국군인.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여 창설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매년 2,000여명을 선발하고 있다. 유사한 노래 제목때문인지 “카츄사” 또는 “카추샤” 등으로도 잘못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1998년도 입대 군번부터 토익 추첨제로 바뀌었고 2016년 모집기준으로 토익 점수 780점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입대확정은 복불복인데 각 점수대별로 “당첨”이 되어야 카투사로 입대할 수 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라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제대 후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이 있을 것 같은 군대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어서 무조건 카투사에 입대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은 욕구가 컸었고 그에 따라서 지원하여 운좋게 합격이 되었었다. 아직도 영어는 크다. 잘 생각해 보시라.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이 부류는 영어를 잘하게 된다고 보기는 힘들 정도로 기간이 짧은 편이다. (3개월~6개월~2년 안팎)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영어문장 구성력이 정교하게 되는 건 개인별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별 문제가 없다. 최소한 영어 사용환경에 대한 겁은 덜어내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 경험을 좋은 발판으로 삼아서 조금만 더 연습하면 더 높은 레벨로 쉽게 상승이 가능하다.

 

여담으로, 이들을 통해 언어적응력의 남녀차이를 눈에 띄게 비교할 수 있기도 하다. 남학생들은 어학연수 이후에도 발음 개선이 거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영어울렁증만 어느 정도 없어질 정도가 대부분이다. 반면, 여학생들은 얼핏 몇 년 살다온 정도로 유창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많다.

 

발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성별에 따라 언어에 얼마나 더 적극적이고 자연스러운지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할지라도 남학생들은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나도 원어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성격과는 별개로 충분히 영어를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마시라.

 

[통계] 수입에 따른 자녀 해외조기유학 (또는 해외여행) (출처: “못 믿을 조기유학 통계 실제로는 두 배 추산”, 권영은 기자, 2014.12.06, 한국일보)

 

지금까지 국내 영어고수들의 부류를 정리해봤다. 다시 말하지만 국내에서도 충분히 영어실력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아직까지 아니었을까. 노력이 부족해서였을까? 아니면 영어를 가르친 사람들 잘못이었을까? 다음 섹션에서 확인해보자.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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