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어지옥_(5) 60년째 한국 영어를 망쳐온 공부법

 

 

“우리나라 사람들은 문법이나 독해는 잘한다.

비록 영어스피킹은 (잘하는지 못하는지) 몰라도"

 
우리나라 사람들 스스로 우리의 영어에 대해 흔히 하는 말이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나름의 위안이 되기는 했지만

실제 상황을 반영하면 아래와 같이 바뀌어야 좀 더 솔직한 평가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영어스피킹은 못하지만

문법과 독해를 조금은 할 줄 알아서 다행이다.”

 

그나마 조금 한다고 자부하는 독해와 문법도 과연 잘한다고 볼 수 있을까.

독해와 더불어 우리나라 영어가 60년째 변하지 않고

집중적으로 열심히 하는 영역이 바로 문법과 다이얼로그*(회화표현)이다.

 

독해에 있어서 가장 크게 발목을 잡는 것이

“뒤에서 수식” 한다는 문법설명이다.

영어는 중요한 것 또는 의미상 강한 것이 앞에 오고

나머지 설명하는 부분이 뒤에 오는데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문법적인 설명대로라면

뒤에 위치한 접속사나 관계대명사로 연결되는 영어구절이

문장의 앞의 주인공(주어)이나 객체(명사)를

“뒤에서 앞을 수식”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설명의 순서가 영어스럽지 않다.

 

예를 들어 “빨간 옷을 입은 여인”이라는 말을 생각해보자.

영어에서는 “a woman in red” 또는 “a woman who wears red dress”이다.

왕초보라도 어렵지 않게 받아들일 정도의 구절이다.

하지만 이를 우리나라 문법식으로 해석하면,

“빨간 옷을 입은”이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끝에 주인공인 “여인”이 나온다.

 

이를 인지문법의 관점에서 다시 보면,

“여자”가 있는데, 자세히 보니 “빨간 옷을 입었다.”

즉, “여자” + “빨간 옷을 입은”의 순서로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똑같이 빨간 옷을 입은 여인을,

한쪽에서는 위의 그림에서 1번 입장에서 순서대로 봤고,

다른 입장, 즉 인지문법에서는 2번의 입장에서 본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 내용에 비춰보면

이렇게 해석하는 것을 ‘직독직해’라고 한다.

읽는대로 바로 이해하는 독해 방식이라는 뜻이다.

80-90년대에 한국식 영어에서 문법과 더불어 가장 큰 부분인 "독해"에서 꽤 중요한 화두였다.

 

인지문법의 틀에서 영어 본래의 사고방식대로 문장을 받아들이면

헷갈리는 부분도 더 적어지고

문장을 구조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직독직해라는 말 자체도 필요 없어진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영어교육 방식에 의하면,

문법은 문법대로 부자련스러운 해석법에 기반한 방식으로 배우고,

이후에 직독직해 방법을 따로 연습을 해야

영어에 대한 이해력과 반응성이 더 좋아진다.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는 빨리 깨달았다고 해도

처음 영어를 시작한지 2~3년만에 터득하게 되는 내용이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되지 않나.

황금같은 중고등학교 시기에는 더욱 더 말이다.

 

처음부터 영어식으로 배우면

나중에 고생을 훨씬 덜 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다.

 

더구나 현재와 같은 문법교육은 문법'성'만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문장을 만들어 내는 것에는

오히려 방해요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가 되어진다”와 같은 수동태 방식의 표현과

수동태와 능동태 사이의 전환이 그것이다.

 

실전에서는 그 ‘공식’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실제 대화상황에서도 문법성에 집중하기 때문에

말이 선뜻 나오지 않게 된다.

이 말이 문법적으로 맞는지 틀린지 속으로 문법검증을 계속 하게 된다.

말이 입 밖으로 나가는 것을 내 몸의 모든 세포와 언어에 대한 기억들이,

바닷가에서 수영하다가 다리에 쥐났을 때 미역이 다리를 감는 것 마냥

몸 안으로 끌어들이기만 한다.

 

문법과 관련하여 내가 대한민국 영어의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를

군대에서 처절하게 느꼈다.

이는 2장에서 자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여하튼 지나치게 분석적이고 추가적으로 직독직해 재교육이 필요한 문법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지문법 방식의 문법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이다.

본 섹션에서는 인지문법에 대해 가볍게 짚었고

자세한 설명은 4장의 “영어 끝내기 3단계”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여기에 추가로 회화표현 외우기 방식의 영어가

우리나라 영어를 망쳐놓은 주범 중의 하나이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서점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책 중에

“영어회화 표현 500개” 류의 책들이 다이얼로그 방식의 학습법을 포함한다.

이런 책들을 보면 영어를 잘할 수 있을까?

한 번 살펴보자.

 

1970~80년대 우리나라 산업부흥기에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시작되었다.

문법에 대해서는 지금의 교육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지만

영어에 대해서 접할 수 있는 곳은 미군방송(AFKN, AFN), VOA (Voice of America) 등의

일부 라디오 방송과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외국산 영화가 전부였다.

 

당시에 빠른 시간에 원어민들과 말을 틀 수 있는 방법은

단연 다이얼로그에 기반한 영어학습법이었다.

당시 영어에 목마른 사람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침 먹었니?”, “자, 이쪽입니다.” 하는 식의 간단한 표현에서는 빛을 발했고

현재로서도 일부 측면에서 필요하기는 하다.

 

하지만 다이얼로그 영어는 실제적이지 않은,

어색하게 설정된 상황에서의 표현 위주로 보게 되기 때문에

무작위로 예상을 뛰어넘는 말들이 실전에서 오갈 때에는

역할을 잘 못할 확률이 높다.

 

또한 표현에서 배웠던 말들이 같은 맥락 안에서 정리된 것이 아니고

각각 개별적인 대화 덩어리이므로

학습내용 간 연결고리를 형성하기가 힘들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그 투입된 정보들 간에 상호연결성이 없다.

또한 완성된 형태의 문장, 완성된 형태의

대화 덩어리들을 많이 외우는 것 역시

언제 어디서든 편하고 자연스럽게

말을 만들어 쓰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더구나 실전 대화는

외운 표현 한 두마디만 뱉어내고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말이 말을 낳고 말꼬리가 꼬이는 등

다이나믹하게 진행된다.

외운 것으로만 해서는 금방 밑천이 드러나고

머리는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다.

 

 

중고등학교 시절

영어회화 책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훑어보고

라디오방송도 들으면서 공부했었다.

어차피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는

나에게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영어의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학교나 학원에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해도

영어를 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더 알려주고자

위의 밑줄 친 말을 썼다.)

 

영어책을 찾던 중 우연히

아버지 책장에 꽂혀있던,

한 때 제일 유명했던 영어회화 책을

중고등학교 때 몇 번 본적이 있었다.

우선 그 방대한 양에 압도되었다.

10권인지 20권인지 기억도 안나는

엄청난 분량의 씨리즈는

당시 영어매니아였던 나를 가볍게 위축시켰다.

 

하지만 동시에,

이 많은 걸 언제 다보나,

이걸 다 외워야 영어좀 한다라고

말할 수 있는건가 하는

절망감이 은연중에 생겼다.

 

원래 암기력과 집중력이 신통치 않았던 나로서는

방대한 다이얼로그들이 다 외워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노트필기를 열심히 해놓은 것도

다시 들춰보지 않고

그대로 먼지만 차곡차곡 쌓게 되었다.

 

지금도 사실 영어표현을 외우고 있는 것은 별로 안된다.

그래도 말을 하는 데에는 전혀 부담이 없다.

 

 

그렇다면 다이얼로그 교재가 언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1) 교재의 내용이 언어생활의 모든 상황을 담고 있어야 하고 (실제적으로 불가능)
(2) 교재의 내용을 그대로 전부 외워야 하고
(2) 실제상황(대화의 흐름)이 교재와 똑같이 발생해야 함

 

어떻게 해야 영어를 잘 하는지를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끼리 말하는 상황을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

이건 학습자들의 의지 문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습자들이 교재의 내용을 대강 확인만 하고

지나쳐 버리는 식으로 공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공부를 하기는 했는데

실력은 그대로인 것 같은 안타까운 상태만 반복된다.

70~80년대에는 이런 방식이 충분히 작용을 했다.

일종의 대세라고 해야 할까.

 

대세라는 것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대세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짧게 정리하자면,

영어의 근본적인 기초 체력이 키워지면

다이얼로그 훈련이 필요없다.

 

책이나 강의를 찾을 때에도

주의깊게 살펴보길 바란다.

다이얼로그 영어는 초급-중급자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안되는 방식이다.

 

문법, 다이얼로그에 이어서

독해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보자.

 

수업시간에 보통 선생님이 칠판에 문장을 쓰고 학생들이 해석을 한다. 즉 독해수업은 문법을 잘 알고 있는가에 대한 수업이 된다. 수업시간에 직독직해로 해석을 하면 선생님이 어색해 한다. 경험담이다. 불편하더라도 굳이 의역을 해야 한다. 사실상 단락에서 핵심문장이나 핵심어를 찾거나 빠른 읽기를 하는 것은 배우지 않는다. 문학적으로 가치있는 문장과 작품에 대해 배우는 경우는 기대하기 힘들다. 있다고 해도 선생님의 개인적인 의지에 의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학교나 학원에서 배우는 독해는 오직 문제풀이만을 위한 독해라는 것이다. 그런 내용에서 중요 부분을 찾는 기술적인 공부를 하게 되므로 독해의 실전적인 효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문장의 아름다움이나 표현의 정교성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술에 한정되어 있고 아웃풋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 영어의 본질이 비어버리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 독해를 배우고 문단과 글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Easy Read) 영어순해”(김영로 저)를 추천한다. 현재의 독해강의는 대부분 김영로 선생님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야말로 독해의 바이블이라고 할만 하다. 물론 초급자에게는 내용이 다소 어려울 수 있으므로 문법에 대한 이해가 충분했을 때 접근하길 바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현재 교육의 틀에서 문법과 독해를 잘하면

영어를 잘하는 것일까?

60년 째 변하지 않는

위와 같이 문법, 독해, 다이얼로그 등

인풋 위주의 커리큘럼으로 영어에 접근하면

영어열등감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다음 섹션에서는

위의 것들을 계속 했을 때에

우리가 나아갈 수 있는 정도

또는 그의 한계를 확인해 본다.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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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지옥_(4) 왜 영문과 나와도 영어 못하나?

 

 

20대 초반의 일이다.

한참 들뜬 마음으로 소개팅 자리에 나갔다.

캬~ 그게 벌써 옛날이다.

그땐 소개팅이 정말 정말 큰 이벤트였다.

 

상대방은 서울의 모대학 영문학과란다.

당시에는 영어에서 완전히 손놓고 있던 때였지만

워낙 영어에 관심도 많고 해서

영어에 대해 뭔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조금은 있었다.

그런데 그 기대는 만남과 동시에 무너졌다.

 

“안녕하세요, OOO예요.

OO대 영문학과예요.”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그 다음 말이 문제였다.


“그런데 영어는 잘 못하니까

저한테 영어 물어보지 마세요.”

 

농담일 수도 있었겠지만

대강 봐도 영어를 잘할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영어를 많이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심지어 한국말만 써도

영어를 잘하는지 못하는지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영어 소리를 많이 내어보고 들어보면

목소리를 내는 모양이 다소 달라지는 게 있다.

목구멍 근육에 힘이 더 들어간다든지 하는 것들이 있지만

자세한 것은 나중에 얘기하기로 하자.

 

다시 소개팅 얘기로 돌아가서,

영문학과 출신의 상당수가 공감하는 말이겠지만

당시에는 내심 진정 충격적이었다.

 

영문학과 학생이 영어를 못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영어를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건가.

 

 

영어를 배우러 나간 자리는 아니었지만

조금 과장해서 내가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게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그럼 학교에서는 무엇을 배운다는 말인가.

앞뒤 선택의 시간적인 순서는 다소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내가 영문학과에 진학하지 않은 이유와 연결되기도 한다.

 

소개팅 이후로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위의 소개팅녀의 안타까운 말의 근원을 파헤쳐 봤다.

국내 유명대학의 영문과와 영어교육과의 개설교과목 목록을 알아보았다.

그녀가 영어를 못한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적나라하게 보였다.

우선 아래의 표를 살펴보자.

 

[표] 영문학 관련 학과들 커리큘럼 비교 (각 학교 학과요람 참조): 이러니 영어 못할 수 밖에 없지. 이제서야 알게 됐다.

 

 

목록을 정리한 결과,

국내 대학에서 영문학과를 나와도 영어 못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됐다.

반면에 통번역학과의 커리큘럼은 영어를 잘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들 본인이 직접

인풋 영어의 한계를 넘어선 경험이 있어야

그 방법을 사람들에게 전파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영어 전공자들이 주로 인풋 과목으로 제한된 커리큘럼만 학습하고,

아웃풋의 경험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강의를 하고,

교육 정책을 세우고, 시험문제를 출제한다.

그 교육의 틀에 속한 학생들은 당연게도 그들에게 강의를 듣는다.

 

결과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사람 모두

아웃풋영어, 즉 실전영어를 못하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만

계속 맴돌 수 밖에 없다.

 

좀 강하게 얘기하면,

다들 바보놀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오랜 기간 힘들게 영어를 공부했지만

진정 언어로서의 영어는 할 줄 모르는 현실이 된 이유이다.

 

그에 대한 보완책으로

학원에서는 해외파나 원어민 강사를 고용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제한된 환경에서 한계를 넘어본 경험이 없고,

당연하게 잘하게 된 부류이기 때문에

강의의 방향과 방법론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영어강의, 교재의 소비자 입장에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내용에 다이얼로그(대화 예시)와 문법강의가(수식, 문법용어가 난무한) 핵심강의라면

여러분에게, "어쩌면 영어를 잘할 수도 있겠다"라는

환상만 심어주는 결과가 나오기 쉽다.

 

안타까운 것은,

상당수 학습자들이,

영어는 당연히 원어민에게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원어민이 필요한 때는

인풋-아웃풋이 어느 정도 숙성된 이후에

스피킹 파트너로서 활용할 시기이다.

(언어를 처음부터 배우는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연습상대 또는 오류 수정자로서 활용)

 

위의 틀을 깨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일방적으로 듣고 읽기만 하는 인풋 영어만 하게 되고,

실전에서는 계속 겁이 날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안타깝게도, 경제적 자유도가 높은 부류만 아웃풋 영어를 잘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하는데, 여러분이 영어로 말 한마디 못하는 건 당연하다.

회화표현 책에서 한 문장 외워서 간신히 써먹는 것을

‘영어로 말한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여하지간 여러분은 잘못 없다.

각자 집중력, 암기력, 노력이 부족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이 속한 환경이 지극히 왜곡되어 있기 때문이다.

 

답은 분명히 있으니 힘내고,

다음 섹션에서 우리가 인풋 영어를 어떻게 배워왔는지 살펴보자.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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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지옥_(3) 도대체 누가 영어를 잘하는거야?

 

 

20여년 전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전교 500명 중에서 외국에 다녀온 학생이 한 명 밖에 없었다.

학군에 따라 달랐겠지만

대체로 그 당시에는 비슷한 비율이었을 것이다.

 

1989년 부터 해외여행의 전면적 자유화가 시행되었다.

(군 현역병 등 소수의 '해외여행 제한자' 제외)

이후 해를 거듭할 수록 해외경험자가 늘어나게 되었다.

90년대 중후반에 고등학교를 다닌 입장으로는

당시 트렌드에 다소 뒤쳐지는 지역이었나보다.

 

대학에서는 워낙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서 그런지

외국 경험자의 비율이 더 높긴 했다.

요즘은 흔해진 어학연수도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부터 활성화 되었을 정도이다.

 

요즘에는 간단하게 TV만 켜도

영어가 유창한 아이돌 스타들, 연예인들이 넘쳐난다.

 

그들은 어쩜 그렇게도 영어를 잘하는 것일까.

 

자칫 나만 못나게 살고 있는 것인가 하는

자학에 빠지기 쉽다.

결론적으로 여러분도 그와 비슷하게 될 수 있다.

물론 막연한 희망고문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너무 위축되지 말지어다.

 

다만 영어를 잘하기 힘들지만 영어를 잘해야 하는

비정상적인 환경에 속한 대다수의 우리들이

영어열등감, 영어장애감을 탈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 환경의 기준 하에서는)

비정상적으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제가 있으면 정면으로 파헤쳐서 어떤 성질의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럼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의 정체를 정면으로 파헤쳐보자.

 

미리 말하지만, 막연하게 열등감에 빠져서 감정손실을 겪지 말라는 말이다.

내 경우에는 대학시절, 군시절 초반에 혼자만의 억울함에 빠질 때가 많았다.

 

나름 한국에서 영어를 열심히 했는데도

도저히 뛰어넘을 수가 없는 영어실력자들이

어렵지 않게 주변에서 보였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어김없이 외국경험자들이었다.

 

그러니 주변에 영어 발음이 범상치 않거나

영어로 말을 하는 것이 거침없는 사람들이 보이면

간단하게, 외국에서 살다 왔겠거니 하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우리가 최선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헤치우면

적어도 3년 정도 유학 다녀온 실력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막연하게 힘들어 하지도 말고 막연하게 동경하지도 말자.

국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영어실력자들을 관찰한 결과,

대체로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해외유학파, 교포: 초중고 사이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 외국에서 살다온 부류. 우리 국내파의 실력과 지나치게 비교하지 않길 바란다. 이들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우리같은 일반 서민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유학파들은 대개 가정 경제력이 좋은 경우가 많다. 일반 가정과 재력가 집안 사이에 잉글리시디바이드(English Divide)*가 존재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외국생활 초반에는 분명히 영어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고 방황을 한 경험들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 고생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영어 의사소통에 전혀 거리낌이 없고 한국말 또한 유창하게 잘하기 때문에 어문계열, 통번역 분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화에 발맞춰 어학원 강사나 연예인 중에 이와 같은 부류가 많다. 언론에 자주 노출이 되는 덕분에 우리 눈에는 우리나라가 전반적으로 영어를 더 잘하게 됐나 하는 착각을 하게 한다.

교포의 경우는 외국으로 이민을 갔거나 외국에서 태어난 경우. 해외유학파에 비하면 완전히 외국인이라고 봐야 함. “조금”을 “초큼”이라고 하면 교포, “쪼금”이나 제대로 발음을 낼 수 있으면 해외유학파. 결론적으로, 그들은 영어를 당연히 잘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을 업은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사람들을 넘고 싶었다. 영어를 한참 수련할 때 이 부류 또는 원어민들을 따귀 때릴 정도로 잘해보자라는 욕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안쓴지 15년이 넘어서... 조금 다져놓은 실력 마저도 이미 녹슬었다. ㅠ

 

* 잉글리시디바이드(English Divide): 글로벌하게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들 간에 지식 접근성, 축적 등에 차이가 생기고 나아가 사회, 경제적인 역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상. 국내에서도 경제적인 수준에 따라 이와 같은 분열(divide)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 양극화가 갈 수록 심화된다는 점이다. 국민 모두가 자녀들을 영어권으로 유학 보내지 않는 이상, 미국, 유럽권 외국인 근로자들의 비율이 높아질 정도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더 올라가야 양극화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특수교육: 부모들의 강력한 지원으로 어린 시절부터 국제학교, 1:1 원어민 과외, 또는 주변의 외국인과 빈번한 교류를 한 경우. 겉으로는 국내파이지만 영어학습 환경은 해외유학파와 같다고 봐야 한다. 요즘 젊은 부모들 중에 아이들을 어린 시절부터 특별한 커리큘럼으로 차곡차곡 밟아 나가면서 영어실력자로 키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문제는 이 역시 강력한 경제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고, 학생 자발적으로 커리큘럼을 짜서 실력자가 되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다.

 

비슷한 예로, 국내파이지만 외국에 살다오지는 않았고 대신 해외여행을 많이 다녀와서 잘하게 되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이 쉬워서 해외여행이지, 일반 서민들은 평생 몇 번이나 다녀올 수 있을까. 그것도 어린 시절에 장기적으로 빈번하게 말이다. 어느 부류를 살펴보든지 경제력과 결부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빌게이츠의 명언,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익숙해져야 한다.”

 
 

 

[그림] 영어 잘하려면 간단하다. 돈만 있으면 된다.

 

통번역학과 출신: 출신성분은 천차만별이다. 통번역과 출신을 통해 들은 얘기로는, 이 부류 안에서도 국내파와 해외파가 나뉘고 그들 사이에도 위화감이라는게 존재한다고 한다. 국내파 출신의 경우에도 커리큘럼상 워낙 아웃풋(output) 영어가 많아서 영어가 많이 익숙해져 있다. 아래의 영어매니아와 더불어 우리가 가까이에서 친숙하게 볼 수 있는 그나마 현실적인 영어실력자들이다.

 

개인적인 바램은, 국내 대학 영문학과들이 통번역학과의 커리큘럼을 많이 적용했으면 하는 것이다. 영문학도 엄연히 문학의 일부이므로 실전적인 회화를 잘하기 보다는, 말 그대로 보다 더 문학 자체에 집중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영문과라고 하면 일단은 영어를 잘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실제로도 중고등학교 영어교육의 대부분을 영문과 출신들이 많이 담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문법에만 치우치지 않고 실전성에도 균형을 맞춘다면 대한민국 전반적으로 영어실력이 더 업그레이드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영문학과 출신: 위에서 언급했지만, 실전성의 입장에서 제일 안타까운 부류이다. 문법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배울 것이 많겠다. 이 분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으니, 자세한 내용은 다음 섹션에서 더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영어매니아: 영어에 대해서 가장 본받아야 할 부류. 그냥 영어가 좋아서 많이 하다보니 잘하게 된 경우. 학창시절 각 반마다 적어도 1명 씩은 꼭 있다. 항상 영어책이나 팝송을 붙잡고 사는 사람들. 기호의 문제이기 때문에 영어를 우연하게라도 좋아하는 경험을 하지 않으면 이 부류가 되기는 힘들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좋아하거나 즐기는 사람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말이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여기에서 즐기는 영어와 시험영어가 나뉘게 된다. 이들에게는 영어가 취미의 대상이다. 하지만 간혹 영어에 대해 자기만의 해석과 방법론에 빠져서 본인 스스로는 영어에 미쳐서 지냈고 어느 정도 인정 받고 지냈지만, 나중에 큰 물에 나와서 다양한 실력파들을 경험해 보고나서 수련 방향을 수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다. 대부분 이 경우에 좌절과 방황이 시작된다. 역시 영어는 어렵다.)

 

영어를 이루는 여러 축 중에 한가지에만 집중, 즉 문법이나 단어에만 집중하는 경우도 많고 실전성이 결여된 경우도 많이 생긴다. 부끄럽게도 내가 중고등학교 때 이 부류에 속했었고 이후에도 많은 방황을 했다. 그래도 영어에 깊이 몰입한 경험이 있는 부류로서 실력자로 거듭나기 가장 좋은 부류라고 볼 수도 있다.


카투사 출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영어실력자 중에 카투사 출신들이 종종 있다. 한국식 영어만 접한 것에 비해 보다 더 다양한 영어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카투사 출신이라고 무조건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별 사교성, 적극성, 업무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에, 극단적으로는 영어를 거의 한마디도 안하고 제대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파 카투사 출신자인데 영어를 잘한다면 각별한 노력을 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해외유학파와의 차이점이라면, 상대적으로 나이가 더 들어서(20대 초중반) 실전영어를 시작하게 되는 점, 영어를 쓰는 기간이 1년 반~2년으로 비교적 짧다는 점이다. 이 부류에도 해외유학파나 교포들이 지원을 많이 하는 추세이므로 국내파로서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아직 군입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왠만한 어학연수보다 시간도 아끼고 부수적으로 얻어가는 것이 많으니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 보기 바란다.

 

* 카투사 (KATUSA: Korean Augmentation To the United States Army): 미군부대에 배속된 한국군인. 한국전쟁을 전후로 하여 창설되었으며 현재까지도 매년 2,000여명을 선발하고 있다. 유사한 노래 제목때문인지 “카츄사” 또는 “카추샤” 등으로도 잘못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1998년도 입대 군번부터 토익 추첨제로 바뀌었고 2016년 모집기준으로 토익 점수 780점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다. 입대확정은 복불복인데 각 점수대별로 “당첨”이 되어야 카투사로 입대할 수 있다. 어차피 가야 하는 군대라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제대 후에 가장 많이 남는 것이 있을 것 같은 군대에 지원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개인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어서 무조건 카투사에 입대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영어를 마스터하고 싶은 욕구가 컸었고 그에 따라서 지원하여 운좋게 합격이 되었었다. 아직도 영어는 크다. 잘 생각해 보시라.


어학연수, 워킹홀리데이: 이 부류는 영어를 잘하게 된다고 보기는 힘들 정도로 기간이 짧은 편이다. (3개월~6개월~2년 안팎)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영어문장 구성력이 정교하게 되는 건 개인별로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일상적인 의사소통은 별 문제가 없다. 최소한 영어 사용환경에 대한 겁은 덜어내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이 경험을 좋은 발판으로 삼아서 조금만 더 연습하면 더 높은 레벨로 쉽게 상승이 가능하다.

 

여담으로, 이들을 통해 언어적응력의 남녀차이를 눈에 띄게 비교할 수 있기도 하다. 남학생들은 어학연수 이후에도 발음 개선이 거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영어울렁증만 어느 정도 없어질 정도가 대부분이다. 반면, 여학생들은 얼핏 몇 년 살다온 정도로 유창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많다.

 

발음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성별에 따라 언어에 얼마나 더 적극적이고 자연스러운지 차이를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러할지라도 남학생들은 좌절할 필요가 없다. 나도 원어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성격과는 별개로 충분히 영어를 잘할 수 있으니 걱정 마시라.

 

[통계] 수입에 따른 자녀 해외조기유학 (또는 해외여행) (출처: “못 믿을 조기유학 통계 실제로는 두 배 추산”, 권영은 기자, 2014.12.06, 한국일보)

 

지금까지 국내 영어고수들의 부류를 정리해봤다. 다시 말하지만 국내에서도 충분히 영어실력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아직까지 아니었을까. 노력이 부족해서였을까? 아니면 영어를 가르친 사람들 잘못이었을까? 다음 섹션에서 확인해보자.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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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지옥_(2) 꼭 영어를 해야돼?

 

 

이제 어지간히 글로벌코리아가 된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한국에서 영어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어디를 다니든 영어 간판이 우리를 둘러 싸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영어의 일부라도 사용하는 경우는 대체로 아래와 같다.

 

1) 대입시험
2) 취업스펙, 면접대비
3) 해외여행
4) 업무상 사용 (극히 제한된 경우)


업무상 영어를 많이 쓰는가?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로 쓸 일도 없는 언어에 이렇게 온국민이 평생에 걸쳐 강박관념을 가진다는 것 자체가 미친 현상이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영어에 대해 우리같은 의존성을 보이지는 않는다. 기업체는 물론이고 국민 전반적으로 영어를 쓸 일이 있는 사람만 잘쓰면 된다는 생각이고 그 외에는 영어에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물론 우리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이게 정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더 밀접한 동맹관계이기 때문에 영어 강박증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기에는 한-미-일 3국 동맹관계의 긴밀함이 사실 우리가 스스로 미국과 제1동맹국이라고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도 우리만큼, 어쩌면 우리보다도 더 미국과 동맹관계가 견고하다. 그럼에도 무엇때문인지 우리는 영어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선천적인 주변국 눈치보기 습성 때문인가.

 

[도표] 한국의 미국 짝사랑 (한-미-일 동맹관계 정도): 한국인, 미국인, 일본인들에게 각각 다른 2 나라에 대해서 중요한 정도를 물어본 것임. 미국은 일본은 52의 중요성을 두고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에 반해, 한국에 대해서는 41 정도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 오히려 미일 관계가 한미 관계보다 더 돈독한데 유독 우리나라만 미국, 영어 사대주의가 만연해 있다. 

 

[사진캡쳐] 일본인처럼 당당해지자. 정치적으로는 문제 있지만, 이런 자세는 정말 배워야 하지 않겠나. 영어 따위가 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런 말을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듣게 된다.
 
“아~~ (앞의 한숨 소리는 꼭 넣어줘야 한다),
영어공부 해야 하는데.”

 

학생들 말이라면 당연할 수도 있다.

문제는... 위의 말은, 백발의 아버님들이 하는 얘기를 실제로 들은 것이다.

 

글로벌 언어이니까 잘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정 미련이 남으면 아주 기본 단계만 다져놓고, 오히려 본인이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더 갈고 닦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지 않을까.

 

또한 흔히 영어를 자기개발의 항목에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종목이 왜 자기개발 꺼리가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업무 목적이라면 맞는 말이겠지만, 기본소양 목적이라면 자기개발이라기 보다는 취미활동이라고 해야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어설픈 자기개발은 그만 두는게 오히려 정신건강에 더 좋을듯.

 

[그래프] 당신이 진짜 영어를 잘해야하나? 괜히 남들 따라하지 말고 진짜 "나"로 살길 바람. 한국인 입장으로 생각해보니까 학교 다닐 때랑, 취업 때 더 잘보여야 하는 경우 빼고는 별로 쓸 일이 없더라.

 

아마 우리들 대부분은, 영어라고 하면 마음은 불편하고 언젠가 해야지 하면서 살짝 펼쳤다가 다시 덮는 것만 반복하는 꼴일 것이다. 작심삼일을 3일마다 반복하면 된다고도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사실 그건 절실하지가 않은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는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인생의 어느 시기에든 정말 필요한 때가 되었을 때 바짝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의 기본은 하고싶다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한 팁을 주자면, 단어장 하나만 사서 열심히보라는 것이다. (단, 진~짜 기본. 예를 들면, 동남아 여행 갔을 때 물건 사고, 좋다 싫다 정도의 말만 할 정도)

 

영어는 운동과 공통점이 많은데, 어떤 운동이든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체력이 받춰줘야 효과가 극대화 된다. 영어에서는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이 기본 체력이 된다. 영어의 틀이 잡히지 않고, 영어가 어려운 사람들은 거창하게 스피킹을 잘하려고 처음부터 애쓸 필요가 없다. 사실 단어만 많이 알아도 기초적인 수준에서의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문법이나 패턴영어 등이 모두 소용 없을 정도이다.


복잡하게 영어를 익힐 필요가 없고 쓸 일도 별로 없다면 당장 단어 3,000개만 외우자. 기본 동사와 명사만 조금 알면 얼마든지 쉬운 말은 만들어 쓸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시절부터 우리는 영어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면서 살게 된다. 누구나 자기 자식들을 잘 키우고싶은 부모님들의 마음은 이해한다. 특별히 외국 경험이 없는 한 부모들 스스로도 대부분 영어에 대해 효과적인 커리큘럼이나 철학을 가지기 힘들다.


막연하게나마 아이들이 뒤쳐지지 않게 대학 학비보다 비싼 수업료를 들여가며 영어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낸다. 아이들이 영어로 한두마디 내뱉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 한다. 이것 마저도 중학교 과정부터 60년째 고정된 교육체계 때문에 그런 뿌듯함은 지속되기 힘들다.


형편이 넉넉하면 바로 영어권으로 유학을 보내겠지만 아직까지는 소수의 가진자들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어쩔 수 없이 잠깐 몇 년 동안만이라도 부모들이 넘지 못한 언어장벽에 대한 욕구를 아이들에게 투사하여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도대체 누가 영어를 잘한다는 말인가.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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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본문입니다.

독백체로 써도 당황하지 마시고 내용만 봐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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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어지옥, 대한민국 영어의 지독한 현실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잘한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그런 환경에서 내가 우연하게도 영어를 좋아했었다는것 자체가 같이 학교생활을 시작한 수많은 친구들보다 분명 혜택을 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언제 어디에서건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많기 때문에 내 실력이나 방법론이 절대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학창시절, 당시 8학군이 아닌 서울 상계동 구석의 평범한 학교에서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공부실력을 가진 사람으로서 나름 제일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있던 종목이 영어였다.

 

하루종일 영어만 공부했던 날이 셀 수 없을 정도였고 다행히도 해가 거듭될 수록 나에게 영어를 물어보는 친구들이 늘어갔었다. 주변에서 나같은 친구들 한 두명씩은 꼭 봤을 것이다.

 

‘영어에 미친놈’

(지금은 절판 됐지만 내가 많은 영감을 받은 책 제목이기도 하다)

 

그게 바로 나였다. 그런 입장에 있었기 때문에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개국 60년이 넘은 우리나라의 지금까지의 공교육, 사교육 환경 안에서는 영어를 절대 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무조건적인 희망이나 절망을 주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책을 읽을, 대다수의 여러분과 비슷한 환경에서 영어를 열심히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었던 막연한 영어열등감과 영어압박감을 벗어버린 체험담과 방법론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존재이유이다.

 

영어 때문에 이것 저것 다 해봐도 별다른 실력 향상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 중 단 한 명에게라도 그 해방감을 준다면 다행이겠다. 물론 영어를 처음 접하는 단계에서부터 본다면 적어도 몇 년 동안의 시간 절약은 될 것이라 확신한다.

 

(1) 대한민국의 미친 영어환경


참 이상하기도 하다. 우리는 한국에 살고 있는데 미국말, 영국말을 공부해야 한다니. 한국말 잘하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글로비쉬(Globish: Global English)라는 이유로도 충분히 납득이 안간다. 사람들이 있는 곳 어디에든,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 있다.

 

“그런데 걔 영어는 잘해.”
“하~ 영어공부 해야 되는데.”

 

영어가 뭔지. 사실 영어를 못해도 사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앞으로 인터넷번역 시스템이 더 정교해지면 더 안해도 될 것도 같다. 요즘은 엄마 뱃 속 부터 시작한다니 영어를 처음 접하는 시기가 정말 빨라지긴 했다. 내가 알파벳을 제대로 다 외운 시기가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이었으니 비교가 안될 정도이다.

 

그렇게 어릴 때 부터 우리는 영어를 배운다. 영어유치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고 국제학교가 외국어고등학교를 뛰어넘는 새로운 돌파구가 된지 오래다.

 

그 결과로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아직 20년이 채 안됐는데도 학생들의 실력이 많이 변한 것을 느낀다. 엘리베이터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가 영어로 뭔가 계속 내뱉고 있고, 어머니는 옆에서 가만히 듣는 장면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되었다. 지금은 폐지되어 안타까운 일이지만 초등학교 교실에 영어 전담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이 같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몇 년간은 정말 바람직한 영어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았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고 좋다.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방과 후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2~3학년 부터 문법강의가 시작된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는 모르겠다. 몇 년 전 부터 초등학교 때 회화위주로 공부하다가 중학교 부터 문법의 벽에 부딪혀 수많은 학생들이 좌절을 한다고 한다. 귀여운 우리의 아들, 딸, 조카들이 초등학교 때 까지는 모두 영어를 잘한다고 착각 속에서 살다가 인생 최초로 극심하고 막대한 충격에 휩싸이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육방식은 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이 가해졌지만 중고등학교는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20년 이전의 모습, 아니 어쩌면 60년 전의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다.

 

거기부터 지옥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도 60년이 넘게 반복되는 지옥. 영어가 더 이상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시험을 위한 여러과목 중 하나로 전락하는 순간인 것이다. 좋은 것을 나쁘게 만들긴 쉽다. 그래서 이런 상태를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까?

 

다시 말해, 영어는 시험과목의 하나인 것이고 공교육은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줄세우기 위해서만 역할을 하는 것 처럼 보일 수 밖에 없다. 단어 많이 외우고, 외계어같은 문법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당연히 중간, 기말고사, 최종적으로 수능영어를 잘 봐야 한다.

 

어느 나라이든 입시라는 것이 있고 줄세우기는 어느 정도 제도적으로 필요하기는 하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에 더 자세히 말하기로 하고, 여기까지는 대학입시라는 틀에서 이해를 할 수는 있다고 치자.

 

더 심각한 것은 이런 현상이 대학진학 이후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입학 하자마자 토익학원에 등록한다. 소위 스펙을 만들기 위함이다. “영어 = 토익”이라는 상관관계가, 실용 또는 학문적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대학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정작 회사에서는 특정 부서를 제외하고는 입사시 영어점수에 큰 가중치가 없다. 입사 커트점수만 넘으면 영어에 대해서는 더 묻지 않는다. 지원자 입장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 예뻐보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떻게든 토익 만점 또는 900점 이상을 만들려고 한다.

 

스펙 만들기용 시험영어는 패턴에 익숙해 지면 점수가 나온다. 하지만 영어는 산넘어 산이다. 몇 년 뒤 언젠가 또 영어회화를 한답시고 어학원에 다니게 된다. 몇 년을 해봐도 실력은 제자리다.

 

[사진]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얘기. 영어에 목매이지 마라. 요즘 말로 "one of them" 중의 하나이다. (출처: EBS 다큐, 한국인과 영어)
 

그런데 막상 입사를 하면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다. 해외영업 부서처럼 영어를 업무상 많이 쓰는 곳이 아닌 그 외의 부서에서는 영어로 된 글을 읽는 것만 해도 영어를 많이 접한다고 봐야 할 정도이다. 현실이 그러한데 회사에서는 개인의 능력이나 성실성을 판단요소로서 영어를 포함시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1980-90년대에 국내 대기업이 지원자들에게 토익시험을 요구함으로서 그 전까지는 그나마 영어회화, 듣기 등의 강의와 교재들이 많았던 국내영어판에 영어는 토익이라는 개념이 퍼지게 되었다. 기업으로서는 편한 시스템이다. 지원자들의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힘들고 외부기관을 통해 받은 점수만 제출하게 해서 줄세우면 그만인 것이다.

 


[언론자료] 회사에서 토익점수 요구. 주객전도의 대표적인 예.

 

서점을 자주 가는 편인데 언제나 어김 없이 영어 책 코너를 거쳐간다. 아니나 다를까. 거의 예외 없이 영어 시험 준비서가 제일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영어코너에 토익책이 있어야 정답인 것이다.

 

[사진]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 영어 = 시험? 이게 제대로 된 일인가.

 

요즘은 어렸을 때 부터 외국에 오래 살다온 학생들이 많이 섞여 있어서, 그런 기회를 잡지 못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은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 때 부터 영어회화의 필요성을 느끼기에는 시험의 압박감이 너무 심하고, 당장 시험 점수를 잘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할 때 까지도 실전영어를 연습하기는 불가능하다.

 

이후 대학, 회사, 해외여행 등의 긴 시간을 지나면서 뒤늦게 회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 시점이 빠르면 20대 중반, 늦으면 30대가 넘어간다. 영어라고 하면 “문장5형식”, “관계대명사” 같은 말들이 먼저 떠오르는데 어느 세월에 회화를 한단 말인가. 늦었지만 전화영어, 어학원, 원어민 회화, 각종 스터디 등을 찾아다니면서 회화"력(力)"을 늘리려고 애를 써본다. 나이 다 들어서 새롭게 뭔가를 배운다는 건 쉽지 않다. 특히 어학은 더 그런 영역이고 어학 중에서도 완전히 사고방식이 다른 영어는 더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중국어 회화 열풍까지 불어서 머리는 더 복잡하기만 하다.

 

방송을 보면 아이돌 스타들이, 놀기도 잘 하는데 또 영어도 유창하게 한다. 매력적인 이미지는 기본이다.

 

"나는 뭐지?"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열등감의 연속이다. 나는 이 나이 되도록 뭘하고 살았단 말인가. 저 친구는 어려도 다 잘하는데.

 

하지만 막연하게 열등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간단하게 생각해서, 그 친구들은 외국에서 오래 살았으니까 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겠다.

 

정리해보자. 우리나라 영어교육은 60년 넘게 영어를 한 것이 아니라 영어시험 기술공부를 해온 것이다. 대부분의 영어교재들은 결국 시험에 나온 문법문제, 일본식 문법으로 수학공식처럼 맞추는 문제, 키워드만 보고 맞추는 독해문제에 관한 것이다.

 

이제는 식상한 말이 되어버린 “10년 영어공부 소용없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평생 수능을 위한 문법공부, 대학 진학해서 토익 준비할 때 또 문법공부, 나중에 영어회화를 하려고 해도 결국 또 문법공부이다. 기간으로만 치면 전국민들에게 영문학 박사학위를 줘야 할 정도이다. 이런 곳에서는 외국인들과 편하게 농담하고, 영어로 인생을 즐기는 것은 남 얘기이다. 뒤늦게 영어회화 공부를 해봐도 달라지는 게 없다.

 

지금의 상황은 20여년 전 내가 중고등학교 때 부터 경험해 오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다. 사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여전히 극소수이고 영어를 잘하기는 무척 힘들다.

 

하지만 내가 항상 믿는 것이 있다.

문제가 있으면 해결책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찬찬히 살펴보자.

Posted by 제이슨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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